원모래알
2013. 8. 8. 20:08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반석' 이라고 부르신 것은 그의 신앙 고백 때문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여느 사람들과 달리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 이시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러나 반석인 베드로가 이내 '걸림돌' 이 되고 맙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기는 하였지만, 그분의 고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이 말씀에서 ‘물러가라’는 표현의 뜻을 잘 되새길 때
우리가 예수님께 '걸림돌' 이 아닌 '반석' 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탄을 물리치실 때에도 "사탄아, 물러가라."(마태 4,10)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의 원어는 ‘휘파게 사타나’(hypage satana)로,
단순하게‘물러가라’고 추방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에게 하신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는 조금 다릅니다.
원어로 ‘휘파게 오피소 무 사타나’(hypage opiso mou satana)로,
말 그대로 번역하자면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앞' 이 아니라 '뒤' 로 가라고 하심으로써,
'다시 나의 추종자가 되어라.' 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탄이 예수님께 '추방' 을 명령받은 것과 달리
베드로는 '추종'을 명령받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걸림돌' 이 아니라 '반석' 이 되려면 예수님의 뒤에 있어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예수님의 '뒤' 가 아니라 그분의 '앞' 에 서려고 합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그분께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매일미사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