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강정마을로 가는 평화버스-1

원모래알 2011. 9. 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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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4일 오후2시 서귀복자성당에서 강정마을로 가는 평화버스!
평화버스...이런 걸 탈 줄이야!  기분이 묘했다.
해군기지 건설로 갈갈이 찢겨져 마음 고생이 심한 강정마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나 위로와 힘이 되어주고자
대부분이 신자들인 70여명이 대형버스 한 대와 봉고차에 나뉘어 강정마을로 향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누리던 평화와 자유...누가 앗아 갔는가?

 

강정마을로 가는 세 개의 가까운  길은 모두 통제되었다.
월평까지 먼 길을 돌아 겨우 강정마을에 들어 섰지만 우리 마음대로 아무데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강정마을 주민의 안내에 따라 강정포구로 가는 좁은 농로로 접어들었지만 그곳마저 통제되었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이중 삼중으로 길을 막고 있는 전경들!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으랴마는 야속하기는 하다.
그들도 군복만 벗으면 우리와 함께 할 수도 있고 내가 전경이라면 그들과 함께 길을 막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뙤약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그들이 애처롭기만 하였다.

 

평화란 무엇일까?
'나'는 되지만 '너'는 안 되는 것이 평화일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누구라도 함께 어깨동무 할 수 있는 게 진정한 평화가 아닐까?

 

약간의 실랑이 끝에 가던 길을 되돌아 더 먼길을 돌아 포구로 향했다.
포구를 눈앞에 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방패막을 치는 전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여곡절 끝에 먼 길을 돌아 방파제 끝에 서서

곧 콘크리트로 생매장당할 구럼비바위를 참담한 마음으로 바라보니 괜히 코끝이 찡해진다.

 

세계7대자연경관 후보에 선정될 만큼 아름다운  이 자연을 무차별 파괴하는 해군기기 건설이 중단되고
강정마을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를 싸매주며 하나가 되어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누구라도 구럼비 바위에서 평화를 노래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