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여명 - 이미와 아직 사이

원모래알 2012. 6. 7. 11:39

 

여명이란 밤이 이미 지나갔음을 말해 주지만 정오의 완전한 밝음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여명은 밤을 몰아내고 날빛을 환영할 때 빛과 어둠을 혼합 상태로 둡니다.

 

진리를 따르는 우리 모두는
이 현세에서 빛과 어둠을 혼합 상태로 두는 새벽 같은 존재들이 아닙니까?
우리는 빛에 속하는 일도 하지만 어떤 일에서는 아직도 어둠의 잔재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습니다.

예언자는 하느님께 아뢰었습니다.
"살아 있는 누구도 당신 앞에서 의로운 사람이란 없삽나이다."

또 다른 데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실수하는 일이 많삽나이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가 "밤이 거의 새었다."라고 말할 때 "낮이 왔다."고 덧붙이지 않고, "낮이 가까웠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밤이 샌 후 낮이 "왔다"고 하지 않고 "가까이 왔다"고 말하는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자신도 아직 어둠을 지니고 태양이 뜨기 전의 새벽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욥기 주해’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하여 죄를 용서받고 이미 구원을 받았지만 아직 완전한 구원에 이른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완전한 구원을 향해 가는 여정에 있는 끊임없이 회개하고 기도해야 하는 순례자일 뿐이다.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마운 사람들!  (0) 2012.06.13
비가 병아리오줌마냥 찔끔거린다.   (0) 2012.06.07
태양면을 통과하는 금성  (0) 2012.06.06
저녁하늘  (0) 2012.06.04
구름의 향연  (0) 2012.06.02